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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킨 (Tolkien, 2019) – 전설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by 날아라 땡글이 2025.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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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킨 (Tolkien, 2019)》은 《반지의 제왕》과 《호빗》의 저자, 존 로널드 루엘 톨킨(J.R.R. Tolkien)의 젊은 시절을 중심으로 그의 인생과 작품 세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다룬 전기 영화입니다. 핀란드 출신 감독 도메 카루코스키(Dome Karukoski)가 연출을 맡았고, 톨킨 역에는 배우 니콜라스 홀트(Nicholas Hoult)가 열연했습니다.

영화는 톨킨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경험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전개됩니다. 병든 몸으로 참호 속에서 친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재의 톨킨과, 어린 시절부터 청년기까지의 회상 속 이야기가 교차 편집되며 그의 정체성과 창작력의 근원을 탐구합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마저 병으로 세상을 떠난 톨킨은 동생과 함께 고아가 됩니다. 하지만 그들의 재능을 알아본 신부의 도움으로 명문 학교에 입학하게 되고, 이곳에서 그는 세 명의 친구들과 ‘TCBS (Tea Club and Barrovian Society)’라는 문학 모임을 결성합니다. 그들은 예술과 철학, 문학을 사랑하며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평생의 우정을 나눕니다.

그리고 톨킨은 어린 시절부터 인연이 있던 음악가 에디스 브랫(Edith Bratt)과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전쟁이 발발하며 이 모든 것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톨킨과 친구들은 전쟁터에 끌려가고, 젊은 시절의 이상과 낭만은 참혹한 현실 앞에 무너집니다. 톨킨은 전쟁터 한가운데서 정신적 붕괴와 신체적 고통 속에서도, ‘언어’와 ‘이야기’를 통해 세계를 구원하고자 하는 창작의 불꽃을 품게 됩니다.

영화는 작가로서의 톨킨이 ‘반지의 제왕’과 ‘중간계’라는 환상의 세계를 어떻게 탄생시켰는지, 그리고 그 배경에 어떤 개인적 상처와 감정이 있었는지를 따뜻하고 섬세하게 조명합니다.

주요 등장인물 소개

존 로널드 루엘 톨킨 (Nicholas Hoult)
영화의 주인공. 언어에 대한 천재적인 감각을 지닌 인물로, 상실과 사랑, 전쟁을 통해 환상 문학의 초석을 다져갑니다. 니콜라스 홀트는 지적인 이미지와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작가 톨킨’이 아닌 ‘청년 톨킨’의 모습에 설득력을 부여합니다.

에디스 브랫 (Lily Collins)
톨킨의 연인이자 뮤즈. 음악을 사랑하며 예민하고 섬세한 성격을 지녔고, 톨킨의 창작욕을 자극하는 인물입니다. 두 사람의 사랑은 계급과 종교, 시대적 제약에 의해 끊임없는 시련을 겪습니다. 릴리 콜린스는 절제된 감정 연기로 캐릭터의 고귀함을 잘 표현해 냈습니다.

TCBS 멤버들
로버트 길슨 (Patrick Gibson): 감성적이고 예술을 사랑하는 청년. 전쟁으로 인해 가장 먼저 삶을 잃게 됩니다.
제프리 스미스 (Anthony Boyle): 음악과 문학에 조예가 깊은 친구로, 톨킨과 가장 깊은 유대감을 나눕니다.
크리스토퍼 와이즈먼 (Tom Glynn-Carney): 논리적이고 냉철한 인물로, TCBS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프란시스 모건 신부 (Colm Meaney)
톨킨을 후원하는 후견인 역할로, 그의 삶과 진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인물. 때로는 엄격하지만 진심으로 그를 아끼며, 인생의 결정적 순간에서 중요한 조언을 줍니다.

느낀점 및 해석

《톨킨》은 단순한 전기 영화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작가의 생애를 따라가는 동시에, 한 인간이 어떻게 상실과 고통을 문학으로 승화시켰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영화를 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톨킨이 고통의 현장에서도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치유하려 했다는 점입니다.

그가 만든 ‘엘프어’, ‘드워프어’, ‘오르크어’ 등의 인공 언어는 단순한 창작의 산물이 아니라, 현실로부터 도피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현실을 극복하고 해석하려는 도전이었습니다. 영화는 이러한 창조적 행위를 매우 아름답게 묘사하며, 언어가 곧 세계를 만든다는 톨킨의 철학을 강하게 전합니다.

특히 TCBS 친구들과의 우정은 톨킨 세계관에서 ‘반지의 제왕’ 속 프로도와 샘, 피핀과 메리와 같은 우정의 원형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청춘의 이상과 예술적 열정, 그리고 그것이 전쟁이라는 절망 속에서 산산조각 나는 과정은, 매우 비극적이면서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에디스와의 로맨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단순한 감성적 요소로 다루기보다, 예술적 영감과 창조의 원천으로 그립니다. 에디스는 톨킨의 삶에 있어서 정신적 중심축이며, 그녀 없이는 중간계 세계도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라 느껴질 만큼 중요한 존재입니다.

반지의 제왕 팬이지만 기대했던만큰 판타지가 많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톨킨의 창작 탄생 과정을 좀 더 드라마틱하게 그렸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총평 및 평점

《톨킨》은 조용하고 사색적인 전기 영화입니다. 액션이나 화려한 서사 없이도, 한 인물의 내면을 치열하게 탐구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판타지 문학의 배경이 된 현실의 파편들을 아름답게 연결해냅니다. 톨킨의 팬이라면 물론, 창작을 꿈꾸는 누구에게든 깊은 공감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입니다.

다만, 영화적 재미보다는 문학적 메시지와 분위기에 집중하기 때문에 일반 관객에게는 다소 느릿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점마저도 이 영화가 전하려는 정서와 일치한다는 점에서, 영화적 연출 의도가 뚜렷한 수작이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 평점

  • 스토리 구성: ★★★★☆ (4.5/5)
  • 연기 및 캐릭터 해석: ★★★★★ (5/5)
  • 연출/촬영/미장센: ★★★★☆ (4.5/5)
  • 감동/여운/메시지: ★★★★★ (5/5)
  • 총점: 9.5 / 10

🎯 추천 대상

  • J.R.R. 톨킨의 작품 세계에 관심 있는 팬
  • 작가의 내면과 창작 과정을 알고 싶은 문학 애호가
  • 전쟁과 사랑, 우정이 어우러진 감성 드라마를 좋아하는 관객
  •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전기 영화를 선호하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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